2004/08/22 19:27

발성연습과 그 원리 노래

이 글은 동아리 후배들을 위해서 썼던 글입니다...

3년 남짓밖에 안 된 비교적 최근 글이군요 아하하...


발성 연습과 그 원리


2001년 3월 9일 금요일
written by 
(nownuri ID 성큼이)


1. 연습 시작전

기본적으로 몸에 활기가 돌아야 노래가 잘 된다. 졸리고 피곤한 상태에서
는 노래도 잘 안 되기 마련이다.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 잠이 덜 깬 상태
이거나 몸이 덜 풀린 상태 같으면 가볍게 PT체조 따위의 운동을 해 주는 것
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 같은 것도 괜찮다.

2. 자세

기준은 횡경막이 위치하는 명치이다. 이 위쪽은 공명을 담당하는 부분이고
이 아래쪽은 숨의 압력을 지탱하는 부분이다. 정확한 공명을 위해서는 몸이
이완되어 있는 것이 요구되는 반면, 숨의 압력을 지탱하는 부분은 긴장되어
있어야 한다. 두 발을 어깨 넓이 정도로 벌려서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
되게 선다. 허벅지, 엉덩이, 등, 윗배, 아랫배 할 것 없이 전부 긴장시키는
것이 호흡을 안정시키는 데에 좋다. 특히 등 근육에 힘을 줘서 허리를 최대
한 펴야 한다. 등 근육의 힘은 고음 구사 능력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명치 위쪽으로는 이완되어 있어야 한다. 어깨, 목, 턱, 혀 등에는 힘이 들
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제대로 된 공명을 얻을 수 있다. 턱은 살짝 당겨
주어야 하는데, 이는 고음으로 올라갈 때 소리가 코 쪽으로 빠지지 않고 눈
뒤쪽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잡기 위한 것이다. 보통 시선은 상방 15도를 향
하게 하는데 이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이다.

3. 호흡

가창시에는 흉식 호흡을 써서는 안된다. 흉식 호흡이라 함은 흉곽을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쉬는 호흡을 말하는데, 숨 쉴 때 어깨가 들썩이는지
의 여부를 살피면 알 수 있다. 흉식 호흡을 쓰면 안 되는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호흡에 숙련되었을 때에 흉식 호흡에 비해서 복식 호흡이 훨씬 폐활
량이 크기 때문이고, 더 중요한 이유는 호흡이 어려운 노래를 할 때 흉식
호흡을 쓰는 경우 가슴이 긴장되고 그 긴장이 목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호흡에 있어서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가 배로 조절할 수 있는 건 숨의 압
력이지 숨의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을 낼 때 숨이 얼마나 빠져나가는가
는 공명에 의해서 결정될 뿐 배로 직접 조절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부정확한
공명 때문에 숨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억지로 숨을 조금만 빠져
나가게 하려고 숨의 압력을 낮추는 순간 목에 무리가 온다는 사실을 명심해
야 할 것이다.

4. 모음 순화

일단 자음 발음 연습에 앞서 단모음을 순수하게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절대로 피해야 할 소리는 목을 조이는 소리와 코에 걸리는
소리이다. 발성이 완성된 뒤에는 목소리의 개성을 위해서, 혹은 노래의 맛
을 내 주기 위해서 저런 소리들을 일부러 섞을 수는 있지만, 발성이 미완성
일 때에는 저런 소리를 내는 습관을 들이면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 뿐 아니
라 때로는 목이 상하기도 한다.

문제는 저런 소리가 무언지, 그리고 자기가 저런 소리를 내는지 안내는지
를 혼자서는 잘 알 수가 없다는 데에 있다. 이 단계에서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서 귀를 틔우는 게 필요하다. 자기 몸의 감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
여야 되는데, 목이 아프다거나 간질간질하다거나 기타 불편한 느낌이 있으
면 자기가 소리를 잘못 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소리를 낼 때에는 항상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최대의 성량으로
연습해야 한다. 작은 소리, 특히 작은 고음을 내는 것은 발성이 완성되어야
비로소 할 수 있는 것으로, 발성이 미완인 상태에서 그런 연습을 하는 것은
목에 무리를 많이 주어서 성대를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가창 지도자는 가창자들이 저런 소리를 내는가의 여부를 항상 체크하고,
지적하고, 시늉내어 보여서 그게 어떤 소리인지를 가창자 스스로 알게 해서
그런 소리를 내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순히 "목에 힘빼라", "비음 내
지 마라" 정도의 이야기만으로는 그리 성과가 없을 것이다.

5. 바이브레이션과 음 오래끌기

앞서 말한 순수한 모음을 내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확한 공명과 완
성된 발성을 얻을 수 있으나, 무척이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빠른 시간 안
에 실력을 키워서 써먹고 졸업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 하는 것이 바이브레이션 연습이다.

자세한 연습법은 내가 쓴 다른 글을 참조하도록 하라. 처음 연습할 때는
오토바이나 경운기 따위의 시동을 거는 것하고 비슷한 느낌이라는 걸 알아
두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음 오래끌기 역시 정확한 공명을 속성으로 얻기 위한 연습 중 하나다. 음
을 얼마나 오래 끌 수 있는가는 얼마나 정확히 공명을 시켰는가에 달려 있
기 때문이다. (그 물리적 근거는 글 마지막에 밝히겠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참고하도록 하라.) 어떠한 음에서건 20초는 끌 수 있어야 되고, 제일 편하
게 낼 수 있는 음 근처에서는 30초는 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
하면 된다. 음을 끌면서 바이브레이션을 집어넣으면 더 좋고, 일정한 음높
이를 유지하고 있는가를 체크한다면 피치 조절 연습까지 되는 일석 삼조의
연습이다.

6. 흉성과 가성 연습

자기 최대 성량으로 저음에서부터 차례로 한 음씩 내다 보면 음색을 바꾸
지 않고서는 도저히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는 위치가 있는 경우가 일반적
이다. 남자의 경우 그 위치는 대개 2옥타브 E, F 정도이고, 여자는 1옥타브
B, 2옥타브 C 정도이다. 이 지점을 브레이크, 환성점(換聲點) 등으로 부른
다. 이 아래쪽의 음색을 흉성, 위쪽의 음색을 가성이라고 부른다. 위에 적
힌 위치보다 소리를 더 끌어올리려면 보통은 목에 무리가 가는데, 간혹 목
에 별 부담 없이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가성으로 낼
수 있는 끝까지 올릴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이 내는 흉성과 가
성의 중간적인 소리를 두성이라고 부른다.

대개 노래 연습을 안 한 사람들은 흉성과 가성은 미발달상태이고 두성은
아예 없는 것이 보통이다. 꽤 발달된 두성이 있으면서도 흉성과 가성이 미
발달상태인 사람들도 종종 있다.(발라드 가수들 상당수가 여기에 속한다.)
일단 흉성과 가성은 따로 따로 연습해 주어야 한다. 흉성과 가성을 발달시
키기 위해서는 위에서 적은 모음 순화와 바이브레이션을 동시에 연습해 주
어야 한다. 음 오래끌기 연습도 좋다.

단 흉성으로 무리하게 높은 음을 내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한다.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목 조이는 소리나 코에 걸리는 소리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남
자의 경우 흉성으로 커버해야 하는 음역은 가온 다 아래 E 음에서부터 2옥
타브 E까지, 가성으로는 2옥타브 F나 G에서 3옥타브 G까지 연습해주는 것이
좋다. 여자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고음역이기 때문에 흉성을 올리는 것보
다 가성을 내려서 노래부르는 것이 더 쉽고, 1옥타브 F 위쪽으로는 가성으
로 다 해결해도 괜찮다. 그 아래쪽은 흉성을 연습해서 해결해야만 하고, 가
온 다 아래 G 정도까지는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7. 성구 융합 연습

흉성과 가성을 충분히 발달시키고 나면 이제 이들 둘을 결합한 소리인 두
성을 연마할 수 있다.

두성은 보통 가성을 끌어내려서 만드는 것이 안전하다. 흉성을 아주 조심
스럽게 끌어올려서 만드는 것도 가능한데, 이 경우에는 브레이크가 없어지
지 않고 다만 위로 올라갈 뿐인데다가 안좋은 습관이 붙기 쉬우므로 조심해
야 한다.

한 옥타브 차이의 음정이 연습에 주로 사용된다. 남자의 경우 3옥타브 D를
"아-" 하면서 가성으로 주욱 끌다가 2옥타브 D를 "아-"하면서 흉성으로 주
욱 끈다. 차례로 E,F,G 등의 음도 같은 방법으로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해 주
어야 한다. 여자의 경우에는 2옥타브 A, 1옥타브 A 와 같은 식으로 차례로
B, C, D 음을 연습해 주면 된다. 이렇게 가성과 흉성을 번갈아내면서 서로
의 음색을 닮게 만듦으로써 두성을 연마하고 브레이크를 극복할 수 있게 된
다. (이 연습의 물리적 의미 역시 글 마지막에 적겠다. 관심 있으면 보시
라.)


종종 이미 발달된 두성을 가지고 있으나 브레이크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
다. 이런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노래를 소화할 수는 있으나 여전히 한계
지점이 존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
으로 두성이 확립된 남자 가창자는 두성이 흉성과 강하게 결합되고 두성과
가성 사이에 브레이크가 있는 반면, 두성이 확립된 여자 가창자는 두성이
가성과 강하게 결합되고 두성/흉성 사이에 브레이크가 생긴다. 이는 남자에
비해 여자의 음역이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다.

두성과 가성 사이에 브레이크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가성을 연습한 뒤 위에
서 기술한 연습법을 사용하면 된다. 흉성과 두성 사이에 브레이크가 존재하
는 여자 가창자의 경우에도 위의 연습법을 쓰면 되는데, 단 연습해야 할 음
은 1옥타브 B 두성, 가온 다 바로 아래 B 흉성, 2옥타브 C 두성, 가온 다
흉성과 같은 식으로 E음 까지이다.

8. 발성의 완성

"ㅏ"모음과 같은 하나의 모음으로 브레이크 없이 전 음역을 노래할 수 있
으면 다른 단모음으로도 연습을 한다. 가장 어려운 궁극의 모음인 "ㅡ"모음
으로 모든 음역을 노래할 수 있게 되면 이제 발음이 어려운 일은 없게 된
다. 단모음이 확실하게 발음되면 자음의 발음은 그리 어렵지 않고, 발음이
힘든 노래는 없어지게 된다.

브레이크가 없어지면 자유스러운 성량 조절이 가능하다. 연습을 해서 보다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약간 끈적끈적한 느낌을 주기 위한 비성,
거친 느낌을 주기 위한 소위 말하는 허스키, 그로울링 등도 연습하면 써먹
을 데가 있을 것이다. 이들의 연습은 발성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에는 발전
을 가로막는 해악을 끼치지만, 완성된 발성을 갖고 있으면 다양한 맛을 내
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익힌 발성을 실제 노래에 적용시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발
성이 좋다고 해서 노래를 잘 부른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소리는
잘 내지만 감동이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이 부분에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듣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를 수 있
게 될 것이다.


[참고]

(1) 공명이 잘 되면 숨이 잘 안 빠져나가는 이유:

공명이 잘 되면 더 적은 에너지를 써서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왜냐하
면, 공명이 잘 되었을 때에는 공명강에서 울림을 증폭시켜주기 때문이다.
(공명을 통한 증폭을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유체 역학을 공부하기 바란다.
아니면 레이저의 원리 같은 걸 공부해도 좋다. 그것 역시 공명에 의한 증폭
이므로... ) 에너지는 (힘)*(이동거리)=[(힘)/(면적)]*[(면적)*(거리)]=(압
력)*(부피)가 된다. 숨의 압력이 일정할 경우,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이야
기는 숨의 부피 변화가 적다는 이야기와 같다. 다시 말해 숨이 적게 빠져나
간다는 것이다.

(2) 한옥타브 음정 연습이 브레이크 극복에 효과적인 이유:

원래 진성(가성이 아닌 소리)과 가성은 같은 공명강에서 기본진동과 2배
진동의 관계를 갖는다. 즉 같은 공명강을 써서 나오는 한 옥타브(진동수
2배차) 차이의 두 음정이 진성과 가성인 것이다. 따라서 한옥타브 위의 가
성과 한옥타브 아래의 진성은 같은 위치에서 소리가 나야 한다. 하지만 일
반적으로 브레이크가 존재하는 경우 한옥타브 차이의 진성과 가성은 다른
위치에서 소리가 난다. 이는 진성을 낼 때 쓰는 공명강을 가성 낼 때 쓰지
못하고, 반대로 가성 낼 때 쓰는 공명강을 진성 낼 때 쓰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한 옥타브 음정 연습은 이렇게 절름발이처럼 쓰는 공명
강을 온전하게 다 쓸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가성과 진성을 비슷하게 만들
고 서로 섞이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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